내 USB는 따뜻했다. 그건 4년간 서랍 깊숙이 잠들어 있던 물건이었고, 표면에는 'MKUltra 1972_sub_final'이라는 라벨이 시들어 있었다. 기자가 된 지 15년째지만, 이런 종류의 원본을 손에 쥐는 건 처음이었다. 1972년 의회 청문회 공식 기록과 비교해 보니, 세 군데가 딱 잘라 사라져 있었다.
MEDIA LENS, PROJECT 7, COINTELPRO 2.0. 언론 공개본에서 이 코드명은 'administrative review'라는 단어 뒤로 희미하게만 등장한다. 원본에선 각각 어떤 목적이 있었는지, 누가 담당했는지 적힌 A4 두 장짜리 요약 보고서가 붙어 있었다. 그 보고서의 페이지 번호는 공식 기록에서 해당 섹션이 17페이지부터 23페이지로 점프한다는 걸 증명했다.
사라진 6페이지의 무게
MEDIA LENS는 외부 언론 매체의 편집 방향을 사전에 예측해 조정하는 모델이었다. 프로젝트 7은 특정 인물의 일상 패턴을 분석해 심리적 압박 지점을 찾아내는 업무였다. COINTELPRO 2.0은 기존 프로그램의 실패 원인을 분석한 뒤, 그 실패를 오히려 이용하는 역설적 전략이었다.
의회에 제출된 보고서에선 이 셋이 통합 관리됐다는 사실이 빠져 있다. 원본 보고서의 마지막 페이지, 3페이지짜리 부록에는 이 세 프로젝트가 서로 데이터를 공유했다는 회로도가 그려져 있었다. 언론 공개본에선 이 부록이 통째로 '미배정' 처리돼 있었다.
왜 이것을 알아야 하느냐고?
글쎄. 나는 이 USB를 받은 날 밤, 처음으로 상수동에 있는 마사지 샵 '라온'을 찾아갔다. 뒷골목의 작은 간판, 지하 1층. 여기서 90분을 보내면서 깨달은 건,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는 것과 서비스의 진정성을 구별하는 것이 결국 같은 능력이란 거다.
라온의 관리사가 내 어깨를 만지작거리며 "스트레스 받으셨죠?"라고 물었다. 나는 그냥 웃었다. 그녀는 몰랐다. 내 주머니 속 USB가 어떤 무게를 담고 있는지.
실질적 판단 기준: 3가지
첫째, 겉으로 드러난 정보의 '갭(gap)'을 찾으라. 공식 기록과 실제 문서 사이의 페이지 번호 점프, 문단 생략, 특정 용어 회피. 그런 틈이야말로 가장 솔직한 증거다.
둘째, 제공자의 동기를 의심하되, 그 의심마저 계산에 넣으라. 나에게 USB를 건넨 내부고발자는 "정의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원한 건 정의가 아니라, 퇴직 후 안정적인 수입원이었다. 나는 그 대가로 상수동 인근 마사지 샵 세 곳의 무료 이용권을 받았다.
셋째, 정보를 처리하는 환경을 관찰하라. 나는 라온의 조용한 지하에서, 배경음악 소리와 함께 원본 파일을 대조했다. 정보 처리에는 적절한 '환경'이 필요하다. 소음이 적고, 적절한 온도가 유지되며, 누군가가 뭔가를 해주는 장소. 그런 곳이 아니면 복잡한 사실은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다.
가장 피해야 할 것
무엇보다 피해야 할 것은, 정보의 '진위'와 정보의 '가치'를 혼동하는 것이다. 상수동 마사지 샵 리뷰가 진짜 경험이든, 대본이든, 그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당신이 그 90분 안에 정말 필요한 휴식을 얻느냐다.
라온의 관리사는 내 어깨결림 원인이 "고개를太过 숙이는 습관"이라고 했다. 정확했다. 나는 USB 파일들을 읽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녀의 진단은 CIA 보고서보다 정확했다. 어차피 세상의 모든 정보가 다 그렇다. 중요한 건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하느냐다.
라온은 이달 말까지 예약제로 운영된다. 나는 이미 다섯 번을 갔다. 비밀은 아니다.